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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부모의 내리사랑과 잔소리

by 은빛공원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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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사랑을 내리사랑이라고 한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아래로의 일방적인 사랑이 부모와 자식간의 태생적인 관계의 속성이다. 나도 어릴 때는 이런 부분이 부족했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보니 조금이나마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와 자식간과의 관계는 떨어져있을 때 더욱더 애틋해진다. 자식이 독립을 해서 혼자 살때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그리워 하게 된다. 사이가 안좋던 집도 결혼을 하면 관계가 급속도로 호전된다. 자식을 낳으면 관계는 이보다도 더 좋을 수 없다.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몸이 멀어질수록 마음이 가까워진다. 자식은 대부분 부모가 어렵다. 인간은 누구나 성인이 된 이후에는 자유와 독립을 꿈꾼다. 더이상의 간섭은 원하지 않는다. 잔소리가 못마땅하기 까지 하다.

그러나 부모의 잔소리는 죽을때까지 계속된다. 부모는 자식이 진심으로 잘되길 바란다.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끊임없이 강요하고 세뇌시킬 수 밖에 없다.

부모의 잔소리는 때로는 속물적이기 까지 하다.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는 드라마속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고, 실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이야기이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개는 세속적이다.

내가 너한테 해준게 얼만데 아까워서 안된다.
그쪽집이 너무 가난해서 안된다.
우리집이 너무 부담되어서 안된다.
교육이 너무 부족하다.
사돈의 직업이 마음에 안든다.
여자의 직업이 마음에 안든다. 등의 이유가 많다.

사실 파고들면 모두가 경제적인 이유이다.

반대로 성격이 너랑 안맞을 것 같다, 외모가 마음에 안든다. 등 막상 결혼 당사자가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유에 대한 부모의 반대사유는 들어본 적이 없다. 부모의 경험상 평생의 동반자를 찾음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외모, 성격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부모가 고르는 자식의 배우자 선택은 현실적이다 못해 속물적이기 까지 하다. 이것은 부모가 살아오면서 알게된 경제의 중요성에 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결혼 생활에서 경제적인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철저히 자본주의의 이면에서 갈린다. 직장생활을 취미로 하는 직장인이 아니라면 모두가 비슷할 것이다.

결혼은 ‘희생’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경제적’ 희생이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취미로 직장을 다니지 않는 이상 벌이는 중요하지 않다. 많이 벌면 많이 번 만큼 부모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 누구는 자식을 미국 대학을 보내기 위해, 영어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 아끼며 희생한다. 누군가에겐 1억원 짜리 취미가 1,000만원 짜리 취미가 되고, 5,000원 짜리 스타벅스 커피는 2,000원 짜리 커피가 된다.

1조원의 재산을 가진 부자라면 다툼은 너무 많은 풍요에서 시작될 수는 있어도 부족에서 시작되지는 않는다. 보통 대부분의 다툼은 자그마한 경제적인 사소한 부족함에서 시작된다. 이번달 용돈은 얼마다, 친정엔 얼마를 줘야한다, (영어) 유치원은 얼마다, 학원비가 얼마다, 해외여행을 가느냐, 취미 생활 등의 각양각색의 겨우 몇만원에서 몇백만원의 경제적인 이견에서 시작된다.

이 때문에 부모는 어린시절부터 늘 공부를 강요한다. 자식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듣게되는 잔소리는 공부이다.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사회적으로 성공했을수록 부모는 자식에게 교육을 강조한다. 학력이 집안 대대로 대물림되는 이유이다.

교육은 전세계 어느곳에서나 중산층 이상으로 살아갈 가장 높은 확률을 가진 유일한 수단이다. 교육을 잘 받으면 최소한 괜찮은 직장에 취업하여 중산층으로 살아갈 수 있다. 괜찮은 직장을 구하면 괜찮은 결혼을 할 확률도 높아진다. 최근에는 시대가 변하며 공부가 성공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아니게 되었다. 나도 수억원을 버는 유튜버들의 영상을 매일 찾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가 심화되며 기술의 발전으로 오히려 예전보다도 개천에서 용나기가 쉬운 시대가 되었다. 바야흐로 걸어다니는 1인기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본인이 가진 전문성만 있다면 프리랜서로 쉽게 일거리를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프리랜서로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기술이 없다면 유명세로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모험을 걸수는 없다. 여전히 공부를 잘하면 전문직, 대기업 직장인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이공계의 역량이 강조되며 취업시장에서 전공지식과 보유 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공계가 아니면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전히 교육을 받아야 기술을 가진 프리랜서도 될 수 있다.

벌이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겠지만, 여전히 노력만 한다면 중산층으로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다.

결혼생활도 부족하지만 사소한 다툼 속에서도 배려와 노력을 통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나도 자식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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