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대충 대충 하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던 찰나 우연찮게 연이 닿아 증권사 백오피스 부서에서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다.
증권사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3개월 - 6개월 단기 계약직에 대한 명칭은 회사마다 다양하다.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 인턴. 이런 단기 계약직 자리는 금융업 중에서도 증권업에서만 존재하는 기회이다.
엑셀, PPT, 요약, 화술, 태도, 프로그램 사용능력, 자세가 덕목인 금융업에서 인턴 경험은 필수적이다.
과외를 받지 않는 이상 엑셀과 PPT는 말 그대로 구르면서 배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전감이 필수적인 증권업에서 인턴 경험이 없는 신입을 뽑을 경우,
엑셀과 PPT를 6개월-1년간 해온 인턴에 비해 현장교육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단기 계약직 인턴은 매우 좋은 기회이다.
좋은 인상과 평판을 남기고 업계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느냐 마느냐 하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다.
채용은 늘 레퍼런스 체크로 끝난다.
대형사들의 경우 주요 학교들의 동아리와 연계하여 인턴을 채용하기도 한다.
또는 사장님 지인의 부탁으로 인턴자리를 구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인턴을 구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형식상으로는 채용공고를 내지만, 내정자가 정해진 경우도 많다. 어디에서 인턴을 했느냐를 보면 그 신입사원의 집안 내력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금융권 인턴 자리는 금턴이다. 좋은 자리는 이미 대부분의 내정자가 정해져 있다.
대형 증권사 프론트 부서 인턴 자리는 정말 경쟁도 치열하고 구하기 어렵다.
증권사 채용이 재미있는 이유는 대다수의 지원자들이 인턴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대부분의 인턴들은 인턴 당시 선배들과 연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경우는 인턴을 구하는 과정이 운이 굉장히 좋았다.
나의 경우 백오피스 인턴을 했기에 남들이 보기에 좋은 인턴 자리는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만족스러웠다. 첫 인턴 후 다른 인턴을 경험 하며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인턴 경험은 다음인턴 또는 취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기회이다.
어떤 부서에 배치되느냐도 중요하다.
평생 인턴은 많아야 2-3번이다. 그 이후 커리어 전환까지 포함해도 내가 평생 경험할 직무는
2-3가지에 그친다. 짧게나마 직접적으로 어떤 부서에 배치되어 어떤일을 할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는
커리어 전환을 제외한다면 인턴이 유일하다.
연락을 넣고 한번의 면접 후 바로 당시 월급 128만원의 인턴생활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인턴을 했던 부서는 경영지원본부 내에 있는 백오피스 부서였다. 경력직이 많은 증권사에서도 전원 회사 공채로 채워져 회사에서 나름 파워가 있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던 부서였다.
업무는 A 증권사가 나아갈 방향을 큰틀에서 탐색하여 프론트나 실무 부서로 넘기는 일을 했다.
주 업무는 경쟁사 동향 파악 및 신사업 기회 모색으로,
인턴인 내게는 기사 취합, 해외/ 국내 자료 조사 등의 업무가 주어졌다.
그 외에 나에게는 제한적으로 오픈되는 몇몇 비밀스러운 업무도 진행하였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차기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꼭 거쳐가는 자리로 나름대로 사내에서 파워가 있는 분들이 거쳐가는 부서였다.
어느 회사나 그렇지만, 차기 임원으로 점찍혀 승승장구할 팀장은 자기 사람들로 팀원을 꾸린다. 영업부서도 마찬가지이다. 그 팀원들은 차기 임원에게 충성을 다한다. 늘, 사내 정치는 이런식으로 구성된다. 자기 사람과 자기 사람이 아닌 사람, 결이 맞는 사람, 아군과 적군, 동문, 혈연, 충성심,
마음에 드는 외모와 눈빛, 태도와 자세. 사내 정치에서 실력은 가장 마지막이다.
다만 실적을 내서 인센티브를 받고, 사내정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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